프로젝트 저가수주의 폐해

얼마 전 모 기관에서 주관하는 제안설명회에 다녀왔습니다. 프로젝트 금액이 좀 크긴 했어도 수익성이 낮은 프로젝트라 많은 회사들이 오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제가 지금까지 다녀본 제안설명회 중 가장 많은 업체가 참가를 했습니다. 대형 SI업체부터 글로벌 컨설팅 회사까지 상당히 많은 회사들이 참가를 한 것 같은데, 보통 1-2월 달은 비수기라고 해서 대형 프로젝트 수요가 없기도 하거니와 요즘과 같은 경기침체기에는 다들 프로젝트 발주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대형 프로젝트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 하에 많은 업체들이 참가를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우려되는 것은 이렇게 많은 업체들이 제안설명회에 참가를 했기에 이번 프로젝트가 가격전쟁으로 전개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전부터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저가수주가 일반화되어 있어 고객들이 낮은 금액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처럼 고객이 이미 상당히 낮은 금액을 제시한 상황에서도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가격을 낮추게 된다면 차후 여러 가지 부작용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업체들이 제안한 금액은 절대 외부에 공개가 안 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나 실제로는 어느 정도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공유가 되고 있기에 차후 유사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 프로젝트 금액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단가가 높은 고급인력들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퇴출되고 단가가 싼 신입들이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하는 일들이 발생할 텐데 고급인력의 경험이나 노하우가 전수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입인력들은 이전에 선배들이 했던 실수들을 반복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결국 프로젝트의 품질에서나 진행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갈 텐데 어떻게 이런 식의 잘못된 관행으로 일이 계속해서 진행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이런 식으로 프로젝트를 발주한 업체들의 프로젝트 위기관리 능력이라는 것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수행업체에게 떠넘기기 식 수준을 몇 십 년째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 부분도 계속해서 개선이 안되고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답답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프로젝트 저가 수주와 관련해서 많은 문제점들이 존재하지만, 당장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저가로 프로젝트를 발주하는 업체와 이를 저가로 수주하는 업체들로 인해 정말 좋은 업체들이 그간 많이 사라져 갔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이런 문제가 지속되면서 이 분야의 고급인력들이 점점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정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좋은 방법은 정말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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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Software 2009-02-06 11:27:16
달콤한 유혹에 중독되어 있는 고객들
5throck님의 "프로젝트 저가수주의 폐해"라는 글을 읽고 의견을 적어봅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할 좋은 방법은 정말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요? "라는 질문에 대한 나름 답변을 해볼까 합니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구조는 정말 기형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형 SI업체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고, 성공한 팩키지, 솔루션 회사는 거의 찾아보기 힘...
Younghoe.Info 2009-02-06 12:13:42
자연의 섭리는 인간이 만든 체제에도 녹아 있을 터니
주제넘지만, 갑자기 사치스런 글이 쓰고 싶어졌다. 얼마 전 배포(Release)한 시스템(product)에 대해 즉각적인 결함 보고를 받고 민망했다. 역할이 제품 관리자였으니 얼굴이 후끈한 것이야 당연하다. 그리고 좀 생각해보았다. 부품 수준일 때부터 테스트하지 않는 현실에 대해서 말이다. 나부터도 개발에 대해 순간순간 온 힘을 다하지 못한다. 관리 영역에...
hmlwh's me2DAY 2009-02-08 14:41:12
LeeWonHee의 생각
결국 모든 피해는 최종 소비자(고객)에게 떠넘겨진다.
bcc's me2DAY 2009-03-10 23:40:06
사이의 생각
프로젝트 저가 수주의 폐해 -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억누르는 뭔가가 있지

레몬소다 2009-02-06 10:38:41     답글 삭제
그러게요 저가 수주로 오히려 안좋은 결과를 나을까 하는 우려를 해보네요

lonelycat 2009-02-06 13:27:05     답글 삭제
저가 수주로 오히려 안좋은 결과가 나올까...하는 정도가 아니라, 안좋은 결과가 나오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제가 잘못된 걸까요....

강팀장 2009-02-06 13:57:55     답글 삭제
이 문제는 클라이언트 쪽의 문제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클라이언트는 속으로 "아싸~!!!" 싶을 겁니다.
회사쪽에서는 이런 구린 속내의 클라이언트을 상대로 돈을 만들어야 하니.. 결국 저가저가 이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회사보고만 소신껏 하십시오~! 그럼... 거의 90% 이상 경쟁입찰에서 떨어질 것입니다!!!

클라이언트 인식이 바뀌는 방법이 가장 빠른 해결책 일 것입니다.

요즘은 저가 경쟁이 발생되면, 쿼리티 문제와 일정에 대한 오버플로워 문제점 때문에 클라이언트쪽에서 가격 하향선 제도를 도입한 곳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장치가 클라이언트쪽에서 먼저 내세운다면... 소신껏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지 않나 싶습니다.

C-Thinker 2009-02-06 14:12:55     답글 삭제
대학 입시위주의 교육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누구나 알면서도 지금까지 변한것은 없죠. 누구탓일까요...

날밤 2009-02-06 14:21:26     답글 삭제
클라이언트도 적당한 가격을 제시하고 정당한 제품을 원해야 하겠지만, 업체도 비싸게 수주했다고 영업 하는 사람들 다 나눠주지말고, 너무 남겨 먹으려 하지말고, 적절한 개발자들 투입해서 최상의 제품을 제공 해야 겠지요. 어떻게든 싸게 진행하려고 하는 모두의 생각이 바뀌어야 합니다.
INNOSTEP 2009-02-09 10:47:29     삭제
그러게말입니다. 비교적 괜찮은 금액에 수주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적자났다고 투덜되면서 영업한답시고 기백만원씩 쓰는 회사 많이 봤습니다.
Vincent 2009-02-11 10:58:09     삭제
글쎄요 물론 그런 잘못된 영업 관행도 존재하긴 하겠지만 '우리는 맨날 코딩하느라 모니터 앞에서 밤 새는데 영업들은 놀러 다니면서 커미션만 챙기더라'는 생각은 좀...

사실 사업하는 입장에서는 개발자는 하나의 도구입니다. 아주 중요한 핵심 도구죠. 문제는 좋은 도구를 제값에 활용하지 못하고 헐값에 돌리는데 있는 거지, 고객과 영업을 무작정 비하하는 걸로 해결되는 것은 없습니다.

미리내 2009-02-06 14:47:09     답글 삭제
종종 들리는 독자입니다. 많은 필진들의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 이번 글을 보고 느낀건 제가 처음에 IT에 입문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위 문제는 잊을만 하면 얘기됐던 것 같네요.

비단 IT 프로젝트를 떠나, 시장경제&무한경쟁 체제에서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 아닐까 싶네요. 예외가 있는 경우는 Product의 높은 품질과 독자적인 기술력이 담보되어 있을 때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소비자보다는 생산자 쪽에서 혁신이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위와 같은 문제의 반복으로 쟁쟁하던 업체가 계속 무너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비단 클라이언트만의 문제로 보기에는 어렵지 않나 싶네요.

소비자는 항상 좀 더 싸지만, 좋은 제품을 원하니까요.

hungryworm 2009-02-06 15:36:41     답글 삭제
개발 업체들이 저가 프로젝트 경쟁에 몰릴 수 밖에 없는 척박한 대한민국의 현실이 더 문제인듯 합니다. 저런 프로젝트가 아니더라고 충분한 대가를 받으면서 개발할 수 있는 다른 길이 많이 있다면, 저가 수주 경쟁을 할 필요도 없고, 고급 인력들이 빠르게 빠져 나갈 필요도 없을 텐데.. 대한민국에 패키지 시장이 거의 전무 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저가 SI로 개발업체들이 몰리는 것이 아닐까요. 대한민국 국민들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정품 소프트웨어를 많이 사용해준다면 참 좋을 텐데 말입니다.무엇보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정당한 가치를 잘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 분위기를 개선하는 것이 우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ZOOTY 2009-02-06 23:05:05     답글 삭제
저희 업계현실상 항상 비딩을 통해서 경쟁하는데, 최근, 점점 견적가가 계속 낮아지고 있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아주 절실히 느껴지는 부분이죠 ...

INNOSTEP 2009-02-09 10:44:38     답글 삭제
비교적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역시나 이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은 없나봅니다. 단순히 감정에 호소해봐야 결론이 안나죠. 실질적으로 업계상황을 잘모르는 사람들이 계약부서에 있다는 것도 문제가 아닐런지요. 마치 대형마트에서 떨이로 물건 사고 팔듯이 계약을 종용하는 그자체에 대해서 협오합니다. 정당한 가격과 정당한 인력 투입만이 제대로된 제품을 만들 수 있는거 아닐런지요. 하지만 정작 알아야 하는 사람들은 이사실을 모르고 있고 단지 계약금액 낮추었다고 근무평가에서 좋은 점수 받는 풍토는 언제나 사라질지???

Vincent 2009-02-11 10:59:10     답글 삭제
업계 종사자로서 이런 얘기 나올 때마다 참 답답해집니다. 도대체 언제쯤이나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대한민국에서 SW로 밥 먹고 산다는게 참...
ikhwan 2009-02-24 20:16:07     삭제
대학동기/지인들이 SW 개발분야로 사회에 진출한지 15~20년 정도되는 것 같습니다. 현재 입사했던 대기업에 프로그래머로 남아 있는 분은 0%입니다. 알만한 기업에 관리자로 남아 있는 분들이 한 5~10%되는 것 같구요. 그나마 중소기업에서 관리/개발을 겸하는 분들이 한 10%되는 것 같습니다. 현재 업종으로보면 보험분야 종사자(개발말고 보험영업) 비율이 제일 높내요 >.<

swhong 2010-04-30 13:56:24     답글 삭제
문제는 고급인력이 사라지면서, 프로젝트 수행능력에 발전이 없고, 이에 따라서 고부가가치의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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