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몇년 전에 한 고등학생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대회 심사위원이었고, 그 고등학생은 대회 참가자 중의 한 사람이었죠. 그리고 대회가 끝난 후 여러 참가자들에게 명함을 주었는데, 유독 그 학생만 연락을 해왔고 이후 지금까지 관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학생이 2005년부터 지금까지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이름이 Wafree(와프리)입니다. Wafree 프로젝트는 곤충, 특히 사슴벌레(Coleoptera Lucanidae)를 대체 식량으로서 이용하여 환경적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기아 상태에 있는 가정의 식량자급자족을 가능케 하고 나아가 세계의 기아를 해소하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합니다.
압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의 생각이 어떨지. 곤충을 식량으로 삼는다니 좀 황당하죠? 저도 처음에 접했을 때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곤충은 아프리카 등지에서 식용으로 쓰이고 있으며, UN에 의해 미래의 최고 대체식량 중 하나로 소개되었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황당한 도전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그들의 프로젝트는 5년간 끊임없는 시도와 노력으로 인해 하나의 결실을 맺게 됩니다. 그들은 식용 사슴벌레를 효율적으로 사육하기 위한 고도의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임베디드 기반의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어, 그것을 2009 Imagine Cup에 출품하여 1위(부상 2만 5천 달러)를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바로 며칠 전의 소식입니다. Imagine Cup은 몇 개의 부문이 있는데,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한 1위라고 합니다.
참고:
2009 Imagine Cup 수상자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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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부터 마이크로소프트가 전세계 16세 이상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진행하는 Imagine Cup은 공익적인 주제를 제시하고 그에 맞는 창의적이고 영향력 있는 해결책을 모집하여 시상을 하는 전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대회입니다. Imagine Cup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참고하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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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것은 그저 대회 수상에 불과합니다. 중요한 것은 실제 구현일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눈물 어린 진행 과정을 조금은 알고 있는 저로서는 그들의 노력과 성과를 조금이라도 더 널리 알리고 실제로 구현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 그간의 이력을 소개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먼저, 프로젝트의 이력을 소개하고 추후에 귀국한 그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게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주실 분은 덧글을 남겨 주십시오. 응원 메시지도 좋습니다. 그럼, 이 독한(?) 친구들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한번 살펴 보시죠.
Wafree 프로젝트의 이력
이 프로젝트는 2005년에 신윤지, 이동훈(당시 고등학생이었으며 저와 지속적으로 연락해온 학생)에 의하여 시작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실제 아프리카 기아 또는 대학살 현장에서의 생존자들, 구호 활동 펼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인터뷰와 피드백, 기술 전문가들의 조언, 그리고 다년간의 자체 학술연구를 통해 진행되어 왔습니다.
현재 프로젝트 멤버는 설립자인 신윤지(팀장, 컬럼비아대), 유신상(멘토, 인하대), 박영부(팀원, 인하대), 김기범(팀원, 동양대)입니다.
2004.12. 오진식, 이동훈, 논문 "사슴벌레의 행동특성(산란)과 유충의 동종포식 현상 연구, 이를 통한 행동패턴 시뮬레이션의 개발과 적용"을 발표함
해당 논문은 Wafree 프로젝트의 최초 이론적 배경과 아이디어를 제시하였으며, 2004 대한민국 과학기술대전 대상을 수상하였다.
2005. 05. 신윤지, 케냐에서 온 Tumaini를 만나 기아 구호사업에 관심을 갖게 됨
현 프로젝트의 팀장이자 설립자인 신윤지는 일본 호텔 Nox에서 일하던 중, Kenya에서 온 Tumaini를 만났다. Tumaini는 Kenya의 가족들을 위해 매일 15시간을 일하고, 오직 라면만 먹으면서 일했다. 신윤지는 그의 건강을 걱정했지만, 그는 오히려 "괜찮다. 난 축복 받았다. 여기 일본에서 나는 배부를 때까지 먹을 수 있다." 라고 대답했다. Tumaini와의 만남은 그녀에게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는데 있어서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2005.08. 신윤지, 르완다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고아 Alphones를 통해 구호 기금과 기부의 한계점을 명확하게 알게 됨

신윤지는 고등학생 당시 미국의 한 가정에 입양된 르완다 출신 고아 Alphones를 만났다. 신윤지는 그에게 구상하던 기아 구호기금 프로젝트에 의견을 구했고, 다음과 같은 대답을 들었다. "이봐, 넌 정말로 구호 기금과 기부를 더 많이 하면 이 문제가 해결되리라 생각하는 거야? 넌 정말로 순진하다. 우리는 그 어떤 구호식량도 받지 못했어. 군대나 정부 때문에 자원 봉사자들은 피난민들이 있는 곳으로 들어오지도 못했고, 설령 들어왔다 하더라도 군대나 정부에 돈과 식량을 줘야 했어. 심지어 그 식량을 팔아서 그들 주머니를 채웠지." Alphones의 말은 아프리카 내에서의 자급 자족(Self-sufficient)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일깨워주었다.
2005.08. 신윤지, 르완다 출신 고아 Alex를 만나서 곤충이 식용으로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게 됨

환경적 또는 정치적인 이유로 아프리카에서 자급자족에 충분한 곡식이 자라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신윤지는 거의 포기했었다. UNFAO에서 곤충은 다음 세대를 위한 최고의 대체 식량이라는 발표를 했었지만, "누가 곤충 따위를 먹겠느냐"며 무시했었다. 그러나 Alex Nsengimana는 르완다와 근처 다른 나라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튀긴 곤충을 언제나 먹는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Alex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건 나쁘지 않아, 맛도 좋다고. 내 말은 미국에서야 다른 음식들이 얼마든지 있지만, 르완다는 그렇지 않거든. 우리는 그걸 항상 먹었어. 르완다 대학살에서 아무런 식량을 구할 수 없었을 때, 곤충이 내 목숨을 살려줬어."
2005.09. 신윤지, 르완다 출신 고아 Gills를 만나 곤충의 식용 활용 가능성을 재확인함
르완다 출신 고아 Gills는 곤충의 식용 활용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하였다. "곤충을 식용으로 사용하는 건 정말 좋지. 그런데 신중해야 돼. 먹고 아플 수도 있거든. 대부분의 곤충들이 먹을 수 있고 건강에도 좋지만, 몇몇 종은 독이 있어서 정말 조심해야 돼." 인터뷰 이후 자료조사를 통해 일반적으로 식용으로 이용되는 176개의 곤충들 중에 최적의 곤충을 조사한 결과 사슴벌레라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2005. 12. 이동훈, 사슴벌레 대량 사육을 위한 최적 사육환경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LAPSTA를 개발함
환경에 민감한 곤충들을 대량으로 일반 outdoor 환경에서 사육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조건들을 고려해야 하나, 전문적인 연구시설을 구축할 충분한 인프라가 없는 아프리카를 위해, 사슴벌레들의 행동 패턴 등을 분석하여 최적의 사육환경을 산출해내는 알고리즘과 시뮬레이터를 개발하였다. LAPSTA는 2006 Imagine Cup 고등부 대상을 수상하였다.
2006. 05. 더욱 전문적인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비영리단체 The Pathmakers International을 설립함
프로젝트의 현실화를 위하여 제주대학교 오홍식 교수를 지도교수로, 신윤지와 이동훈이 운영 팀으로, 연구 팀으로서 KAIST 김도원, 서기호, 지장운 등이 참여하여 비영리단체 The Pathmakers International을 설립하고 체계적인 프로젝트 현실화를 기획하였다.
2006. 07. 12개 사슴벌레종 관련 사육 시설 및 단체들에 대해서 방문조사를 실시함
국내 각지에서 운영되고 있는 사슴벌레/장수풍뎅이 등의 전문 사육시설들을 방문하고 프로젝트에 대한 조언과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2006.08. 신윤지, Dr. Mark Ordal로부터 Self-evolving System의 도입을 권고 받음
공학박사 Mark Ordal은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의 정확성을 더욱 향상시키고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진화 형태의 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하였다.
2006. 08. 영동군 장수풍뎅이 사육회에서 노지 사육기술을 전수함
당시 노지 사육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영동군 장수풍뎅이 사육회로부터의 협력을 이끌어내고 노지 사육기술과 당시 기술의 한계점, 난점 등과 전문적인 데이터 등의 지원을 이끌어냈다.
2006. 09. KOTRA에 구호사업을 제안함
2006. 12. The Pathmakers International을 해체함
2006.12. 신윤지, 전문 Counselor인 Ms. Susan O'Brien으로부터 솔루션 단순화를 조언 받음
2007.03. 신윤지, 구호지역 자원봉사 의사인 Dr. Allen Neese과 연락하여 실제 현실화 가능성을 타진함
Intel International Science Engineering Fair를 통해, Gabon에서 구호활동 중인 Dr. Allen Neese를 소개 받았다. 그와 메일과 전화를 통해 연락하였고, 그는 프로젝트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평가했다. "내 생각에는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일시적인 효과보다는 장기적으로 자급 자족을 할 수 있는 데에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난 여기의 아이들이 마구잡이로 곤충을 잡아먹고 그 중의 일부는 아픈 것을 정말 많이 보았다. 난 여기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너희 프로젝트를 도울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정말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사슴벌레를 잡았고 사육하기 시작하였다. 그와는 정기적으로 2~3달에 한번씩 연락하며 실제 기아 환경에서의 사육 결과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였고 최적의 컨디션을 뽑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2007. 09. David Keyes 교수(Columbia Univ.)로부터 프로그램을 확장할 것을 제안 받음
현재의 프로그램의 목적은 단순히 최적값을 산출하는데 있으나, 이를 좀더 확장시켜서 예를 들어 만약 결과를 도출하는데 있어서 사육 데이터가 부족하면, 최적값을 계산하는 임무와 함께 동시에 사육도 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게 되었다.
2007. 10. 유신상, 이동훈, LAPSTA에서 더욱 확장된 OESM 알고리즘을 개발함 (본 내용은 Greenway Project – 로드킬 솔루션에 해당됨)
LAPSTA에서 확장되어 좀 더 유연하게 동물 팩터 등을 추가하고, 그에 따른 동물의 행동패턴을 거시적으로 분석하여 동물의 이동경로를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OESM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는 이후에 개발될 식량 생산에 특화된 인위적인 생태사이클 시스템을 설계하는데 많은 영향을 주었다.
2008. 02. 신윤지, Dr. Allen Neese로부터 사슴벌레 쿠키를 전달 받음
Dr. Allen Neese는 같이 아프리카에서 구호사업을 참여하고 있는 선교사들과 사슴벌레로 쿠키를 만들어서 아이들과 나누어 먹었다. 그는 사슴벌레 쿠키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였다. "애들은 정말로 사슴벌레 쿠키를 좋아하더군요. 한번 돌리고 나니 다 없어졌어요!"
2008. 03. 한국 Imagine Cup 소프트웨어 설계 부문 금상(2위)을 수상함 (본 내용은 Greenway Project – 로드킬 솔루션에 해당됨)
LAPTSA에서 더욱 확장된 OESM 알고리즘을 활용해 동물 로드킬 방지를 위한 최적의 생태통로를 탐색하는 GREENWAY 시스템을 개발하였고, 이를 출품하여 ImagineCup 소프트웨어 설계 부문 금상을 수상하였다. 이는 동물 행동패턴에 기반한 분석/최적화 사육 기술력을 향상시켜 더욱 발전된 알고리즘을 개발하는데 기여하였다.
2008. 08. 신윤지, Levine 교수(Dartmouth College)로부터 알고리즘에 대한 조언을 받음
Levine 교수에게 현재 알고리즘에 추가적으로 Data mining등을 high-tech기술을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 자문한 결과, 현재 알고리즘이 이미 해당 문제에는 최적화 되어 있으므로 현재의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라는 답변을 얻게 되었다.
2008. 08. 유신상, 이동훈, 식량 생산에 특화된 인위적인 생태 사이클 설계를 구상함 (본 내용은 Nile Project - 농수산업 솔루션에 해당됨)
LAPSTA와 OESM에서 착안하여, 식량 생산량을 증대하기 위한 인위적인 생태 사이클 설계를 구상하였다.
2008. 09. 유신상, 박영부, 서우람, 기아 해결을 위한 최적의 생태 사이클 시스템으로 농수산업 솔루션을 제시함 (본 내용은 Nile Project - 농수산업 솔루션에 해당됨)
제시된 주요 기능들은 아래와 같다.
(1) 해당 지역의 자생 동식물을 활용하여 인위적인 식량 생산용 먹이 사슬구조(생태 사이클) 설계
(2) 각종 센서 네트워크를 통해 각종 작물과 동물의 발육 상태와 개체 수 등을 지속적으로 파악
(3) 식량화 생태 사이클 유지를 위한 자동화된 온도/습도/강수량 조절
2008. 11. 유신상, 박영부, 서우람, 원격 제어 시스템을 설계함 (본 내용은 Nile Project - 농수산업 솔루션에 해당됨)
세계적으로 인터넷의 보급률 이상으로 휴대폰이 보급되어 있으며, 특히 개발 도상국에서는 오히려 휴대폰 보급률이 높은 것에 착안해 휴대폰 또는 유선전화를 통한 원격 제어 시스템을 설계하였다.
2009. 04. 2009 Imagine Cup Embedded 부문에 출전함
완전히 자동화된 식량(곤충) 생산 임베디드 시스템을 설계하고 Self-evolving 개념을 도입하여 지속적으로 그 성능이 향상되는 새로운 형태의 시스템을 개발하여 출품하였다.
2009. 05. 2009 Imagine Cup 임베디드 부분 한국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하여 국제 대회 출전을 확정함
2009. 07.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2009 Imagine Cup의 임베디드 부분에서 1위를 수상함